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따른 매뉴얼 제작_②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따른 매뉴얼 제작_②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따른 매뉴얼 제작_②

지난 1부에서 ‘단순함’, ‘미니멀리즘’과 같은 애플만의 브랜드 콘셉트를 매뉴얼에 일관되게 적용시키면서 동시에 사용자를 배려한 친절함 또한 담아내고 있는 애플의 매뉴얼 사례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따른 매뉴얼 제작과 관련하여 얘기해봤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불편함’을 통해 오히려 소비자를 매료시키고 있는 이케아 (IKEA)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케아를 한 번쯤 이용했던 분이라면 매장으로 향할 때부터 도착해서 원하는 제품을 찾고 계산하고 조립하여 완제품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에서 분명 불편함’을 느껴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겪을걸 알면서도 가구나 인테리어 제품을 또 사야 할 때가 되면 이케아 매장을 방문하거나 웹페이지를 들어가게 됩니다. 단순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일까요?

 

불편함을 팝니다. 이케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1947년 스웨덴에서 정말 작은 잡화점으로 시작한 이케아는 창업자 안 바르 캄프라드의 독특한 콘셉트와 혁신, 추진력에 힘입어 현재 35개국에 253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가구의 ‘가성비’를 떠올렸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케아를 떠올리듯 캄프라드가 처음 이케아의 브랜드 전략을 생각했을 때 역시 ‘좋은 품질의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유통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의 가격 절감 전략은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1. 비교적 도시 외곽에 매장이 위치하여 임대비용을 절감한다.
  2. 가구는 조립형으로 설계하여 납작하게 쌓아 운반함으로써 운반/저장공간 절약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한다.
  3. 고객은 매장에서 본 가구를 창고에서 직접 그 제품을 찾고 지불한 뒤 차에 실어 집으로 가져간다. 이로써 배달 비용을 절감한다.
  4. 고객이 스스로 가구를 조립하게 함으로써 제조업자와 상점은 비용을 더욱 절약한다.
  5. 마진은 높은 대신 매출이 적은 전통적인 스웨덴 가구 상점들과는 반대로 마진은 낮지만 매출을 높이는 박리다매에 역점을 둔다.

위 다섯 가지는 소비자가 이케아에서 가구를 구입하고 완제품을 얻기까지의 과정이기도 하며 각 단계마다 비용 절감 전략이 수립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살펴보면 판매 과정에서 생기는 작업의 대부분의 몫이 고객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80% 정도의 작업량을 고객이 스스로 처리하게 됩니다. 이런 전략을 통해 생산, 운영,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고객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외에 다른 심리적 요인도 있다고 합니다.

이케아 효과 (IKEA Effect)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데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건 단연 한 사람만의 얘기는 아닐 겁니다. 플랫팩(flat pack) 형태의 제품을 집에 도착해서 포장을 풀고 어설픈 설명서를 보며 육각렌치를 이용해 부품들을 조립하는데 몇 시간은 물론 어떤 경우에는 며칠이 걸리기도 합니다. 또 조립이 끝이 났다 하더라도 가구의 어딘가가 비뚤어져 있거나 나사가 헐겁다거나 덜렁거리고 삐걱거리기 일쑤입니다.

이미지출처: IKEA <이케아 가구의 조립 설명서>

이케아의 조립 설명서에는 단어가 없습니다. 부품의 형태와 개수, 각 조립 단계별 이미지만 나와 있고 그 외에 텍스트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세계에 어떤 시장에서도 하나의 설명서를 쓸 수 있어 설명서 제작과 인쇄에 들어가는 비용마저 아낄 수 있지만 한가지 가구의 완성품을 얻기 위해 수많은 부품을 조립해야 소비자 입장에서는 난감할 따름입니다. 어떤 때는 부품의 방향이 틀린 줄도 모르고 조립하다가 한참 후에야 알아차리고는 모든 과정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틀린 부품을 쓰다가 정작 해당 부품이 필요할 때는 개수가 모자라 쓸 수 없을 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 속에서 소비자는 브랜드 가치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조립하는 아빠 입장에서 보면 남자의 수렵 본능, 제조 본능을 일깨워주어 가정에서 부인과 자식에게 존재감을 알려줍니다. 아이 입장에서도 이케아 가구는 아빠가 만들어준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로 인식됩니다.  즉 일련의 힘든 조립 과정을 통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됩니다.

하버드대학 경영 대학원의 마이클 노튼(Michael I. Norton), 툴레인데(Tulane University)의 대니얼 모촌(Daniel Mochon), 듀크대의 댄 애리얼리(Dan Ariely) 교수는 이케아 가구 조립처럼 직접 노동을 하면 결과물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인지적 편향 현상을 (labor enhances affection for the results)  ‘이케아 효과(IKEA effect)’라 불렀습니다. 자신의 노동력을 이용해 어떤 것을 조립하면서 자긍심과 역량이 커졌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왜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게 되는 것일까요?

불편함이 주는 차별화
마케팅 전략 중에 기업 입장에서 바라본 4P :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 이 있고 고객 입장에서 바라본 4C : 고객 가치(Customer Value), 고객 비용(Cost to the customer), 편의성(Convenience),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편의성을 올리기 위해 기업들은 노력을 기울지만 일부 차별화된 기업들은 편의성은 일부만 제공하고 오히려 불편함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으로부터 관심을 이끈다고 합니다. 편의성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만족감을 주면 그 불편을 기꺼이 수용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듯 불편함을 오히려 새로운 가치로 여긴 안티 마케팅이 차별화되는 것입니다. 이케아는 고객의 시간과 신체적 노력을 요구하므로 고객 비용을 늘리지만 고객은 대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가구를 직접 완성하며 존재감, 성취감, 기쁨을 맛보므로 고객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뤼디거 융 블루투스(Rudiger Jungbluth)의 저서 ‘이케아, 불편을 팔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케아는 고객이 판매와 조립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불편을 오히려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주는 매뉴얼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준다는 점에서 물론 중요하지만 이케아의 사례처럼 편의성 추구가 대세인 시대와 거꾸로 가는 발상이 사람들을 오히려 매료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와 반대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따른 매뉴얼 제작 ①에서 얘기했듯이 애플이 제품부터 웹페이지, 매뉴얼 등 브랜드 전반에 단순함과 사용자 중심의 ‘친절함’을 녹여 냄으로써 얻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가치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매뉴얼의 구성요소 (레이아웃, 일러스트레이션, 기호, 텍스트 등)는 많은 디자인 요소가 포함되어있고 이런 점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디자인 전략과도 밀접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와의 일관성 유지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타사와의 제품과 구분 짓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케팅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영역에서의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매뉴얼을 제작함에 있어서 디자인적 요소와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하여 일관된 아이덴티티를 가질 수 있는 노력을 한다면 소비자와 소통하는 마지막 단계인 매뉴얼은 좀 더 완벽해질 것입니다.

전문적인 매뉴얼에 대한 정보와 분석은 TEXTree에서 ↑

참고 : 불편함으로 소비자를 중독시키다! 이케아 효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이케아가 판 것은 ‘가구’보다 ‘스웨덴’과 불편이었다, 네이버 비즈니스
구글처럼 생각하라, 이승윤

글쓴이 :  Logan, Sura

2018-03-27T13:29:10+00:00